엄니

 엄 니 
권비영 장편소설

<덕혜옹주> 작가 권비영이 던지는 ‘여성들의 존재 양식에 관한 서사’
한국사회의 여성 생존사가 고스란히 담긴, 3대에 걸친 희로애락 연대기

밀리언셀러 <덕혜옹주>의 작가 권비영 신작 <엄니>(가쎄출판사刊)는 누군가의 엄마이자 또한 누군가의 딸이기도 한, 이 땅에서 ‘살아왔고’ ‘살고 있으며’ ‘살아가야 하는’ 여성들의 삶을 고스란히 담아낸 장편소설이다.

한국사회의 ‘엄니’들에게 세계는 곧 가정이었고,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세계의 전부인 가정을 지키는 것이 역설적으로 자신의 세계를 지키는 일이라고 여겨지던 시절이 이어져 왔다.
<엄니>는 이러한 역동적인 한국사회를 힘겹게 살아왔으며 또한 여전히 살아내고 있는 여성의 생존사를 한 가정의 여성 3대를 통해 생동감 있게 담아낸 소설이다.

소설은 ‘내 인생 얘기로 풀면 소설책 몇 권은 나온다’는 식의, 한(恨) 서린 한국 여성(어머니/할머니)의 삶에서 출발한다. 유교적 틀에 눌려 살아온 수많은 여성들, 자신의 억울한 삶에 항거는 물론이려니와 생의 선택마저도 맘대로 할 수 없었던 그들. 그들의 희로애락이 소설 속에서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남성의 소유물이거나 그 아래 존재하며 그들의 수발을 들거나 희생의 존재로 긴 시절 살아왔던 여성들. 그래서 언제나 생이 억울하고 한스럽다고 생각했던 사람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들만 낳으면 위상이 달라질 거라는 아이러니한 사고에 갇혀 살아온 여성들의 이야기가 소설 속 장길주라는 인물을 통해 생동감 있게 그려진다.

<엄니>에 등장하는 많은 여성들은 존재의 정체성에 대한 불안과 사회적 약자로서 고민한다. 남성과 동등한 존재로서 자아를 찾고 싶은 여성들의 열망은 자신과 같은 삶이 자식 대엔 답습되지 않길 바라는 것으로 귀결된다. 결과는 여성의 사회적 지위향상으로 이어지나, 그마져도 굴절된 사회적 틀 안에서 종종 불상사를 겪는다. 남아선호사상에 얽매인 노모 장길주, 그리고 그 노모가 살아온 질곡의 삶에 종지부를 찍고 싶은 아들 황구남의 고민은 여전히 현재형이다.

권비영이 <엄니>를 통해 독자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간단하다. 남성성과 여성성의 상호 존중과 이해, 그리고 그를 기반으로 한 균형 유지를 역설하면서, 한편으로는 여성만이 지닌 또 하나의 중요한 가치가 소실되지 않기를 바란다. 본래적 모성이 아직은 많은 여성에게 남아있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그것이 세상을 지켜가는 ‘엄니’의 마음이라는 게 권 작가의 매시지다.

이 세상은 어머니가 키워온 세상이며, 그 세상이 어떤 모습으로 변해가더라도 어머니가 지닌 강한 모성은 여전히 이 세상을 지켜가는 원동력이 될 거라는 것이 작가 권비영이 이 소설을 통해 궁극적으로 보여주려는 가치이다.

권비영

2009년 <덕혜옹주>를 발표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마침내 2019년, 그동안 가슴 속에서만 꿈틀대던 소설 <엄니>를 완성했다. 한국소설가협회와 소설21세기 동인에 몸담고 있으면서 지금도 여전히 소설 쓰기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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